“왜 혼자 놀아? 같이 놀아야 재미있지. 같이 놀 사람이 없나?”
“혼자? = 외로움? = 두려움?”
이 블로그 제목을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일 것이다. 여기에서 ‘놀다’는 단순한 의미의 ‘Playing’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Being + Doing’의 의미로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가장 작게는 가정부터 크게는 국가나 세계라는 공동체 안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항상 누군가와 함께 관계를 맺고 부딪치며 살아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족, 친구, 직장동료, 그 밖의 지인들과 끊임없이 함께 놀고 일하고 살면서 우리는 동시에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낀다. 결국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고 한숨 쉬며,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투덜거리면서 말이다. 또한 누군가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이런 증상이 심해져서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을 겪기도 한다.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활동을 하고 가끔 갈등 때문에 자아가 깨지기도 하면서 성장하게 되는데, 대인기피증과는 반대로 외부에 기대려는 심리가 지나치게 강해져서 혼자 있어야 하는 순간을 잠시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필요와 욕구는 뒤로 한 채, 항상 다른 사람의 의견, 시간, 시선 등에 집착적으로 매달리는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의도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반대로 지나치게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각자의 인생을 주도적 의지에 따라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Be alone!”하고 “Do by myself!”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 것도 이왕이면 즐겁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있으며 충분히 ‘휴식’하고 완벽하게 ‘충전’해서 사람들과 함께 할 때에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주변에 전달해 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휴식’하고 ‘충전’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짧든 길든 혼자 있는 시간을 떠올려보라. 대부분 그냥 피곤에 찌들려 잠만 자거나, 텔레비전 앞에 죽돌(순)이가 되는 것이 고작이다. 어찌 그 뿐이랴? 다른 사람의 눈이 없다고 생각되니까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변하여, 과연 어떤 모습이 진짜 모습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잠만 계속 자서 나중에는 머리와 허리가 지끈거리거나, 텔레비전만 보면 중독성과 재미 때문에 눈은 떼지 못하나 눈이 빠질 것 같이 아프고 한 번 지나가면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던 경험들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극히 단순한 상태에서 벗어나 더 편안하게 Being하고,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Doing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혼자, 제대로 즐기기] 블로그에 101가지 방법을 쓰게 되었다. 과연 혼자 놀만한 방법이 101개나 있을까 하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을 했는데 3분의 1 정도 진행이 되고 나니 또 다른 아이디어들도 떠오르고 써내려 가는 즐거움도 쏠쏠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직접 해보았던 것들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더 내면을 들여다보고 풀어 헤치는 작업을 하면서 101개를 완성하였다.
앞만 보고 마구 달리고 있거나, 현재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그저 열심히 움직이고만 있는 독자들은 우선 잠시 멈추어 서길 권한다. 목적지도 모르고, 현재가 즐거운지 괴로운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달리기만 하는 삶이라면 듣기만 해도 녹초가 되고, 삶 가운데서 괜찮은 의미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잠시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천지가 개벽할 만큼 큰 일이 생기지도 않고, 세상이 멈추어 서는 일도 없으니 안심하고 멈추어도 좋다.
멈추어서 우리가 존재하는(Being)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요모조모 뜯어 보자. 항상 바로 서서 바라본 세상을 비틀어도 보고, 째려보기도 하고, 뒤집어 보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느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것들, 불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필요 없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재미있는 것들은 집요하게 파헤쳐 보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자.
워밍업 단계로 휴식하면서 몸을 풀었으면,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놀아(Doing) 보는 것이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취향으로 선호하는 놀이의 종류도 다양할 것이다. 엉덩이 붙이고 놀기,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새도 없이 뛰어다니며 놀기,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날아다니며 놀기, 시공간을 초월하여 과거와 미래로 마음대로 이동하며 놀기, 시선을 집중시키거나 그 시선을 완벽하게 벗어나서 놀기 등 우리가 놀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 신나게 짜릿하게 오감을 만족시키며 놀아 보자.
혼자 놀기는 반드시 Being과 Doing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있어서는 안되지만, 선후관계는 따질 필요 없다. 이 둘은 계속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이 가야 한다. 존재 그 자체로 자신과 주변을 새롭게 느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 에너지를 유쾌한 곳에 방출하면서 건강한 자아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잘 노는 사람 주위에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많다. 혼자 노는데 주위에 사람이 많다니 매우 흥미롭지 않은가? Being과 Doing의 균형을 맞추어 혼자 잘 노는 사람은 화제가 풍부하고, 즐거운 에너지로 충전이 되어 있으며,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와도 쉽게 어울릴 수 있다. 내면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외부의 스트레스와 충격에 크게 영향 받지 않도록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게 한다. 어쩌면 근본적으로 온갖 자극 투성인 현실 속에서 많이 흔들리지 않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 혼자 놀아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틈틈이 생긴 자투리 시간, 두세 시간쯤 낼 수 있는 여유시간, 온전하게 쉴 수 있는 하루, 꿀보다 더 달콤한 연휴와 휴가, 자유의 상징인 방학, 마음먹고 뛰어든 몇 년의 시간까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꽤 많다. 그냥 흘려 버리자니 우리의 인생도 그냥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가는 느낌이다. 아무런 재미와 감동도 없이 그냥 버티듯 살면서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우리의 인생이다. 함께 하는 시간은 물론, 혼자 있는 시간까지도 재미있게 보내자. 왜냐구? 진짜 진짜 소중한 나의 인생이고, 우리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여한이 없을 만큼 신나게 놀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