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Code

스테이크 굽기의 모든 것 – 미디엄레어에 도전해볼까?

 

“고기는 어떻게 구어 드려요?” 라는 질문에, “잘~ 요!” 라고 대답하는 우스개 소리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스케이크는 굽기의 정도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법인데 이를 낯설어 함을 빗대고 있다.


레어, 미디엄, 웰돈 이라는 단어 정도는 이제 익숙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보통은 웰돈이라고 주문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미디엄-웰돈 이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니 입맛도 변하나 보다.

 

스테이크는 구워진 정도에 따라 다르게 부른다. 육즙이 흐르게 익으면 레어(rare), 겉만 익으면 미디엄(medium), 속까지 익으면 웰돈(well-done)이라고 한다. 사람이 인지하는 맛이란 정확하게 맛(taste)과 풍미(flavor)로 나뉜다. 맛은 혀의 미뢰가 감지하는데,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등 다섯가지라고 한다. 풍미는 코의 후각기관이 감지한다. 맛있다라고 하는 총체적인 경험은 맛보다 풍미가 훨씬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생고기는 맛은 있지만 풍미가 없다. 반면 고기를 구으면 풍미가 더해진다. 그러하니, 맛과 풍미를 잘 더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구이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얼마만큼 익혀야 가장 적절한 정도인지 구별함에 있다. 프라이팬이나 그릴을 중불에 올려 충분히 달궈지면 고기를 얹는다. 표면에 육즙이 송송 맺히면 레어(rare) 정도로 익은 것이다. 고기를 툭툭 건드려본다.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두고 움직이면 뒤집는다. 약 1.3센티미터 두께의 스테이크일 경우 여기까지 4분정도 걸린다. 뒤집고 다시 4분쯤 둔다. 미디엄-미디엄웰던 정도로 익는다. 고기에 열을 가하면 단백질 섬유가 응고하면서 세포 안에 있던 수분을 표면으로 밀어 낸다. 이것이 땀처럼 맺히는 육즙이다. 이어 4분 정도의 레스팅이 필수다. 고기를 굽는 즉시 내면 자르는 순간 육즙이 다 빠져 나오니, 레스팅을 해야 육즙이 다시 고기 안에 고루 펴져 촉촉한 스테이크가 된다.

 

홍콩의 최대 외식기업 A.S. 왓슨즈(Watsons) 총괄주방장으로 일하는 스테이크의 고수 브로더릭은 다음처럼 스케이크 굽기의 정도를 쉽게 설명한다. 고기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이마와 비슷한 탄력을 가지고 있으면 웰돈이다. 고기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코 정도이면 미디엄, 턱을 눌렀을 때와 비슷한 탄력이면 레어라고 본다.

스테이크 굽기의 모든 것 – 미디엄레어에 도전해볼까?

 

그는 스테이크를 웰돈으로 먹는 것은 고기를 버리는 것과 같으며, 가장 좋은 선택은 미디엄레어라고 단언한다. 우리도 미디엄레어에 도전해 보자. 그것도 가능하면 공짜로.

적당히 좋은 식당을 선택하자.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면 좋겠다. 아주 좋은 식당은 실수할 리 없고 그 반대라면 고기 굽는 정도에 민감한 고객을 오히려 힐난을 할 것이다. 미디엄레어를 주문하고 맛있게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적당히 좋은 식당이라면 반드시 식사 도중 “음식은 괜찮은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대부분의 고객이 “맛있다.” 정도로 그치는 편이지만 내 경우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사실 묻길래 솔직한 의견을 말하는 입장인데, 대부분 화들짝 놀라며 매니저를 불러 온다. 그렇다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불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맛이 어떠하다라고 솔직한 평가를 내리면 된다.

 

고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 경우 미디엄레어를 주문하는데 거의 항상 미디엄웰돈 혹은 그 이상의 수준으로 구워져 있다. 이는 양복점을 생각하면 된다. 양복의 바지 길이를 항상 요청하는 것보다 조금 더 길게 재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짧게 재단하면 고객의 불만이 있을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길이에 불만이 있으면 다시 재단할 수 있도록 요청한 길이보다 조금 더 길게 재단한다. 레스토랑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까지 대부분의 고객이 웰돈을 주문하다 이제 서서히 미디엄웰돈으로 주문한다. 여전히 많이 익히는 쪽에 점수를 주는 바, 조금 더 익혀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디엄레어 주문에 미더엄웰돈의 굽기라고 슬쩍 언급하면 대부분의 매니저들은 새로운 고기 한 접시를 다시 내어 온다. 원 플러스 원. 한데 이는 미디엄레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애초에 미더엄웰돈을 주문했다면 고기를 더 구워 내면 그만이니까. 미디엄레어는 지금 있는 고기를 덜 구워올 수는 없잖은가? 어쩔 수 없이 원 플러스 원이 될 수 밖에.

 

이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 절대 내게서 들었다고 하면 안 된다. 후다닥~. ===333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