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Code

세번째버스-일곱번째정류장-낯선도시를탐험하는방법

 

의외로 이 방법을 시도해 본 사람이 많더라. 특히 시골에서 서울로 처음 상경한 대학생들. 입사 후 처음으로 낯선 도시에 도착한 신입사원 등이 이 방법을 애용하는 것 같다. 상경 후나 발령 이후 도착 한 낯선 도시를 정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이다. 이 방법을 이용했던 많은 나그네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아직은 어느 버스가 어디로 향하는 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시점. 정류장에 도착하는 세 번 째 버스를 무작정 탄다. 낯선 여행을 하는 것이 목적이니 어디로 가는 지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하염없이 골짜기로 가는 위험을 반드시 피할 것. 이를 위해 일곱 번 째 정류장에서 무조건 내려야 한다. 그다지 멀리 이동하지도 않아서 하염없는 한적한 동네에 혼자 내릴 위험성이 차단된다. 근처를 둘러 보고 거닐어 본다. 가볍게 커피 한 잔을 들고서 거닐어도 좋고 건물 상가에 들어가 아이쇼핑을 해 도 좋다.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다.

 

이제 다시 떠날 시간이다. 역시 버스 정류장. 세 번 째 도착하는 버스를 다시 탄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일곱 번 째 정류장에서 내릴 것. 운이 좋다면 다른 경로로 버스가 이동하여 더욱 재미를 선물할 수도 있고 혹은 반대로 이번에는 정말 낯선 시골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혹 시골길을 달리고 있다면 이번에는 어떡하지? 딱 한 번만 다시 시도해 보자. 역시 세 번 째 버스와 일곱 번 째 정류장.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 지칠 때까지. 혹은 길을 잃을 때까지. 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접경에 도착할 때까지.

 

대부분의 경우 일직선으로 어느 한 곳을 향해서 달리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각기 다른 번호를 부여 받은 버스일 지 없다. 보통은 어느 선까지는 일치하나 그 다음부터는 각기 다른 노선을 결정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일곱 번 째 정류장인 것이다.

 

이 방법으로 새로운 도시를 익혔던 지인들은 하나같이 며칠을 반복했더니 서울 길을 훤하게 알게 되었노라고 고백한다. 사실 내 경우에도 서울의 대부분을 알지 못한다. 항상 가는 동네만 가기 마련이라 가끔씩 낯선 동네에 도착하는 경우 깜짝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서울 시민이라면 마찬가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책 한 권을 들고서 서울시민의 서울 구경하기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라. 이 도시는 정말 예쁜 도시이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반응형